엠마 그레이는 아침에 약했다. 이전 날에 약을 먹지 않아도 그런 것을 보면 천성인 것 같았다. 제인은 엠마가 불면에 몸서리치는 것을 본 이후로는 엠마의 늦잠이 차라리 달가웠다. 말간 얼굴엔 평온한 기운이 감돌아 그를 본 이래로 가장 평온해 보였다. 제인은 엠마를 방해하지 않도록 천천히 자세를 고쳤다. 엠마는 평소와는 달리 뒤척이지도 않고 고른 숨을 내쉬었다. 품에 가득 들어찬 엠마의 숨이 유달리 뜨끈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작가님, 일어나 보세요. 작가님?”
제인은 엠마의 어깨를 살살 흔들었다. 엠마는 잔뜩 미간을 찌푸리고 제인의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제인, 조용히 말해. 불만스럽게 웅얼거리는 목소리는 잔뜩 쉬어있었다. 제인은 입을 합 다물고 눈을 데구루루 굴렸다. 잔병치레하는 어린 동생들을 돌보아온 제인은 엠마가 감기에 걸렸다는 사실을 아주 쉽게 도출해 낼 수 있었다.
“엠마, 열나요.”
엠마가 모를 리 없었지만, 제인이 부드럽게 얼렀다. 제인의 예상대로 그는 ‘그게 뭐’하고 불퉁한 대답을 돌려줄 뿐이었다. 몸이 아픈 날에는 예민해지기 마련이니까. 제인은 날 선 엠마의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흘려보냈다.
“해열제를 먹는 게 좋을 거 같아요.”
“나 안 아파.”
말이 끝나기 무섭게 기침이 났다. 엠마는 억지로 참아냈지만, 터져 나오는 공기는 거세게 그를 흔들어댔다. 제인은 가쁘게 오르내리는 엠마의 등을 쓸어주며 맞닿은 살이 너무 뜨겁다고 생각했다. 조심스레 이마를 맞대면 엠마가 눈물이 맺힌 눈으로 그를 쏘아보았다. 그 모습이 꼭 투정을 부리는 어린아이 같아서 제인은 조금 웃음이 났다.
“그렇게 보셔도 저 안 무서워요. 아픈 작가님은 하나도 안 무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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